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생각은 그가 몸소 겪은 자기 인생의
결론으로서의 의미를 갖는 것입니다.
특히 자신의 사상을 책에다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삶에서 이끌어 내는 사람에게 있어서 아무리 조잡하고
단편적이라 할지라도 그 사람의 사상은 '삶'에 상응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 사람의 '삶의 조건'에 대해서는
무지하면서 그 사람의 사상에 관여하려는 것은 무용하고,
무리하고 무모한 것입니다.
더욱이 그 사람의 삶의 조건은 그대로 둔 채 그 사람의 생각만을
다른 것으로 대치하려고 하는 여하한 시도도 그것은 본질적으로 '폭력'입니다.
그러한 모든 시도는 삶과 사상의 일체성을 끊어 버림으로써
그의 정신세계를 이질화되고 결국 그 사람 자체를 파괴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도종환 외 <심장에 새기는 38가지 이야기> 中
그 사람의 '생각'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삶'을 이해한다는 말이다.
우리는 그동안 '당신의 생각을 이해합니다.' 라는 말을 얼마나 남발하고 있어왔는가.
길가다가 만나는 증산도 교인들, 도심에서 확성기로 시끄럽게 포교하는 일부 열혈 개신교도들,
각종 현란한 문구로 도배된 스팸 메일들, 잊을 만하면 걸려오는 광고 전화,
이처럼 우리 주위에 무리한 방법을 써서 비판이 되고 있는 수많은 예들을 직접 경험해 보지 않았는가.
앞으로는 우리가 상대방을 이해한다고 느껴질 때 과연 그러한 것인지 곰곰히 생각해 보는 습관을 갖자.
그런 과정도 없이 상대방을 이해했다고 넘겨짚고 자신의 생각으로 설득하려고 하는 것은
애초에 가능하지도 않고 옳은 방법도 아니다.
그래서 상대방의 총체적인 삶에 대한 이해를 위한 노력은 성공적인 설득의 기본 전제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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