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월 25일 금요일

자신의 몸값에 대한 올바른 개념 잡기.

몸값이라 하면 자신이 받는 월급을 보통 생각한다. 내가 한해에 이만큼의 연봉을 받고 있으니 내 몸값이 얼마일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 인력시장에서 몸값의 시장가격이 형성돼 있지 않다. 수요와 공급의 노동시장이 원할하게 작동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의 임금은 시장가격에 의한 임금이라기보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를 지배해 온 연공서열에 따른 임금일 가능성이 높다. 임금에도 거품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의 진짜 몸값은 전직하려 할 때 자신이 받을 수 있는 임금으로 정의하는 것이 옳다. 이것을 양병무 박사는 「기회임금」(Opportunity Wage)이라고 설명한다. 어디서건 자신을 스카우트하려는 곳이 있다면 그 값이 그 사람의 몸값이 되는 것이다. 기회임금이라는 말에는 자신이 앞으로 얼마어치의 기여를 회사에 할 것인가를 기준으로 임금이 정해진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즉 과거에 얼마나 조직에 기여했는지는 더이상 고려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냉정함이 담겨 있다. 직장인들이 이처럼 기회임금의 개념을 갖는다면 자신을 좀더 객관적으로 평가할 기회를 가질 수 있고 그에 따른 대비도 할 수 있다.

만일 어떤 조직에서 사람을 줄여야 한다면 누구를 먼저 정리대상으로 삼을 것인가 생각해보자. 바로 기회임금이 낮은 사람부터 줄이려 할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다. 기회임금이 낮은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바로 그 자리에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사람이다.

조직인을 능력과 태도라는 잣대로 4부류로 나눠볼 수 있다. △능력과 일하는 태도가 모두 우수한 사람 △능력은 있는데 태도가 불량한 사람 △능력은 그다지 뛰어나지 않아도 일하는 태도가 진지하고 성실한 사람 △능력도 없고 일하는 태도 또한 불성실한 사람으로 나눠볼 수 있다.

사람을 줄인다면 첫번째 정리해고 대상이 네번째 부류의 조직인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만일 능력도 있고 일하는 태도 또한 성실한 사람이라면 아무리 회사가 어렵더라도 정리대상이 되지 않는다. 회사와 운명을 같이할 사람이다.

그렇다면 그 다음 정리대상은 어떤 부류가 될까. 능력과 태도 중 어떤 덕목이 중요한가. 물론 일의 성격과 조직의 목적에 따라 다를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우리 관행으로는 능력보다 태도를 중시해 왔던 게 사실이다. 태도가 좋은 사람은 부족한 능력을 계발하거나 보완할 기회가 주어졌다. 조직 또한 능력이 조금 모자라더라도 성실한 태도를 갖고 있다면 이를 지원해왔다. 아무리 연봉제 시대가 되더라도 일과 인간관계에서 성실한 태도를 갖는 사람을 내쫓기는 어렵다.

정리해고 시대에 살아남는 태도가 어떠해야 하는지는 미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한때 이면우 교수의 「미친놈 이론」이 선풍적인 인기를 끈 시대가 있었다. 창의적이고 비범한 1%의 사람이 역사를 바꾸고 세상을 바꿔왔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한국의 조직 내에서 살아남는 방법으로 미친놈 이론은 맞지 않는다고 양박사는 지적한다. 조직은 1%의 천재와 99%의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미친놈」을 많이 만들면 조직은 발전할지 모르겠지만 개인이 미친놈으로 살아남기는 너무 어렵다. 「미친놈」으로서 조직의 혁신적인 발전을 도모하기 보다 살아남는 것이 보통사람들에겐 더 긴급한 과제다.

다음 시간에 계속됩니다...

하루를 시작하는 글 '하시글' Hasig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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