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 밀어넣기.

어느 대기업에서 회장실에 근무할 여비서를 뽑을 때 일입니다.

 

여러 명이 아니라 딱 한 사람을 뽑는 면접시험 날이었습니다.
각 대학 총장 추천을 받은 쟁쟁한 응시자들이었으니
얼마나 옥석을 가리기 힘든 면접이었을까요.

 

생각 같아서는 응시자 전원을 합격시키고 싶을 정도로
훌륭한 인재들이었다고 합니다.
추천서 내용,학업 성적,화술,용모까지.
변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모두 뛰어났습니다.

 

면접관들은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면접이 순서대로 계속되던 어느 시점에
한 응시자가 면접을 마치고 나가면서 앉았던 의자를
탁자 밑 원위치로 살짝 밀어넣고 나가더라는 겁니다.

 

면접관 임원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 좌우로 고개를 돌려 눈빛을 마주치며
'저 수험생 어때요' 하는 표정이었답니다.

 

결국 그 응시자가 합격됐습니다.
떨리는 면접시험장에서 정리된 행동을 습관처럼 보인 그 사람은
근무도 단연 돋보이게 했다고 합니다.

 

복잡한 구내식당 같은 데서도 몸에 밴 동작으로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이계진 (국회의원)

 

누구든 남을 의식해서 하는 행동은 잘 꾸며서 할 수 있습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남을 의식하지 않는 평상시의 행동입니다. 그런 것에서 진정한 인격의 수준이 결정나는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