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7월 21일 토요일

듣기 선수가 되자!


이 세상에는 잘 듣기로 먹고사는 이가 있다. 그야말로 이 사람은 잘 들어주는 사람이다. 그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정신과 전문의다. 정신과 의사들은 듣는데 탁월한 선수다. 환자가 찾아오면 처음부터 환자 이야기만 듣는다. 그렇다 보니 환자는 자신의 속내를 거리낌없이 쏟아 놓는다. 환자가 말하는 내용을 통해 정신과 의사는 환자를 진찰하고 병적 원인을 찾아내고 처방을 한다.

모든 대인 관계는 대화로 시작한다고 한다. 그러나 보통 대화를 하면 남의 이야기를 듣기보다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데 주력하다보니 대화가 될 리가 없다. 그래서 효과적인 대화를 하려면 우선 잘 들어주는 즉 경청하는 자세가 매우 중요하다. 상대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은 주변으로부터 신뢰를 받는다.
뿐만 아니라 말하기는 1분 동안 125단어를 이야기할 수 있는 반면,
듣기는 500단어를 들을 수 있어 효과적이기도 하다.
남의 이야기를 듣는 자세에는 다음과 같이 다섯 가지가 있다.

첫째, <무시하기>다.

이는 가정에서 아버지들이 자주 취하는 듣기 자세다. 아이들이 호기심을 갖고 아버지에게 말을 걸면서 무엇인가 물어 보면 대체로 무시하고 듣지 않는다.
남이 이야기하는 것을 전혀 듣지 않는 것이다.

둘째, <듣는 척하기>다.

상대방을 인정하고 마치 듣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상대가 말하는 내용 중 10% 정도를 듣는 단계다. 부부간의 대화에서 남편이 종종 취하는 단계다.
부인이 수다를 떨면서 대화를 건네면 마치 듣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거의 안 듣는 단계다. 이는 조직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셋째, <선택적 듣기>다.

이는 상사가 부하의 말을 들을 때 취하는 자세로 어떤 것은 듣고 어떤 것은 안 듣는 자세다. 민주적 리더십보다는 전제적인 리더십을 발휘하는 사람일수록 이런 경향이 강하다. 상대가 말하는 내용 중 30%정도를 듣는 셈이다. 조직의 CEO에게 브리핑을 할 때 CEO가 취하는 모습에서 볼 수 있는 자세다.

넷째, <적극적 듣기>다.

이는 흔히 말하는 'Active Listening' 으로 비교적 바람직한 자세라고 할 수 있다. 상대가 말을 하면 손짓발짓 해가며 맞장구를 쳐주고 적극적으로 들어주는 자세다. 그러나 남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듣지만 귀로만 듣기 때문에 상대가 말한 내용 중 70% 정도 밖에 듣는데 그친다고 한다. 듣는 자세는 되었으나 진심을 가지고 마음으로는 듣지는 않기 때문이다.

다섯째, <공감적 듣기>다.

귀와 눈 그리고 온 가슴으로 들어주는 가장 바람직한 자세다. 상대의 말을 거의 90%이상 듣는다. 마치 연애를 할 때, 본인이 이상형으로 생각해온 상대를 만나 첫 말을 듣는 것처럼, 말하는 상대방의 진심과 속내까지도 배려하며 듣는다.
그야말로 자신의 이야기처럼 맘을 활짝 열고 듣는 상태이다.

한자 '聽' 자를 보자. 이 '聽' 자를 분석해보면 재미있다.
바로 <耳 + 王 + 十 +目 + 一 + 心 >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한자를 경청이라는 관점에서 헤아려 나름대로 의미를 주어 보면 이렇다.
"왕(王)처럼 큰 귀(耳)로, 그리고 열 개(十)의 눈(目)으로 즉 진지한 눈빛으로, 하나(一)된 마음(心)으로 그러니까 진심으로 들어주어라."

이런 말이 있다.
'말을 배우는 데는 2년이 걸리지만, 침묵을 배우는 데는 60년이 걸린다.'상대가 누구든지 대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창한 '말하기 선수'보다는 '듣기 선수'가 되어야 한다.

한자 '癌'를 보자. 이 '癌' 자의 안쪽을 분석해보면 이렇다. <口+口+口+山>로 구성되어 있다. 이'癌' 를 풀어 보면 이렇다. 즉, "말하려는 사람을 산에 가둔 모습으로 말을 들어 주지 않으면 암에 걸린다" 는 뜻이다.

성공적인 인간관계를 하려면 바로 대화에 있어 '癌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는「말하기를 경계해야 한다. 당신이 성공이란 걸 낚아 보려면 무엇보다 잘 들어주는 '듣기 선수 체질'을 다듬어 보아라. 잘 들어주는 이에겐 항상 사람이 모이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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